■권용주 오토타임즈 자동차 칼럼니스트
오늘은 SUV 전문회사인 쌍용차의 유일한 세단형 대표 차종으로, 개발 뒷얘기가 꽤 많았던 쌍용자동차 체어맨을 소개하고자 한다.
○체어맨, 탄생비화
1994년 쌍용자동차가 월드카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1997년 등장한 차종이 바로 체어맨이다. 개발의 시작과 끝을 벤츠가 함께 했다. 쌍용차가 벤츠에 개발 도움을 요청했고, 아시아 지역 내 거점이 필요했던 벤츠가 제안을 받아들여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벤츠는 쌍용차에 E클래스를 내줬기 때문에 E클래스 정도의 세단을 만들 줄 알았지만 쌍용차는 E클래스로 S클래스 크기의 체어맨을 개발했다. 가장 최고급차부터 개발한 후 차차 다음 차종을 만들 계획이였다고 한다.벤츠 수석디자이너 갈리첸도르프, 체어맨 개발 직접 참여
아무래도 세단을 처음 만들어 보는 것이고, 그것도 최고급을 표방하니 노하우가 없었다. 그래서 디자인을 갈리첸도르프라고 하는 벤츠 디자이너에게 맡겼는데, 갈리첸도르프가 1세대 체어맨을 완성했을 때 벤츠가 당시 아직 공개하지 않은 차기 S클래스와 디자인이 너무 흡사해 놀랐다는 후문도 있었다. 더불어 벤츠는 생산과 설계 기술자를 한국으로 보내 개발에 적극 참여했고, 우여곡절 끝에 체어맨이 세상에 등장하게 된 것. 당시 엔진과 변속기 등을 포함한 플랫폼 모두가 벤츠 기술이었다.
1997년 9월에 신차발표가 있었는데 체어맨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았었다. 그 이유는 벤츠를 4,000만원에 살 수 있다는 얘기 때문이다. 출시 첫날 계약량은 1,000대였다. 당시 3개월 판매목표가 2,000대였음을 감안하면 하루에 목표량의 절반을 팔았던 셈이다.
○영국여왕 의전차, 체어맨 직접 선정
영국 여왕도 한국에 와서 체어맨을 직접 의전차로 선택했었다. 그래서 위협을 느낀 벤츠도 체어맨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수출하면 안된다는 조항을 추가했고, 최대출력, 최고연비라는 표현에 대해선 현대차도 흠집내기에 적극 나섰다.
사실 체어맨이 처음 나왔을 때가 외환위기의 시작이었다. 그래서 쌍용차가 대우그룹으로 인수됐고, 한 때 체어맨은 대우차 엠블렘을 탑재하고 나오기도 했었다. 그러다 다시 대우차에서 독립한 뒤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되기 직전 뉴체어맨을 내놨다. 헤드램프가 많이 달라졌는데, 석굴암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것으로 정평나 있다.
판매도 잘돼서 2005년의 경우 연간 판매량이 1만5,000대로 현대차 에쿠스의 1만3,000대보다 앞서기도 했다. 전자식 주차 시스템, 차선이탈방지 시스템 등 당시로선 첨단 기능이 모두 탑재되었고, 쌍용차가 현대차를 사상 처음으로 경쟁 판매량을 넘어 섰다.
2008년부터 체어맨은 'H'와 'W'로 구분되었다. 수입차와 현대차 등이 최고급차의 배기량을 5,000㏄까지 끌어 올리니 쌍용차도 벤츠의 V형 8기통 5,000㏄ 엔진과 7단 변속기를 가져와 체어맨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체어맨W를 출시했다. 그리고 기존 체어맨은 '체어맨 H'로 남겨두고 체어맨 W의 밑에 위치시켰다. 체어맨 H를 통해 현대차 제네시스 및 기아차 오피러스 등과 경쟁하고, 체어맨 W는 현대차 에쿠스와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렉서스 LS 시리즈와 국내에서 맞서겠다는 전략이었던 것이다.
두 차를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장 먼저 디자인이 다르다. H보다 W가 더 웅장함을 느끼게 했고, 엔진 배기량도 H는 200마력대의 2,800㏄와 3,200㏄인 반면 W는 220마력에서 305마력대의 3,200㏄, 3,600㏄, 최고 5,000㏄까지 있다. 변속기도 H는 5단이고, W는 7단. 게다가 W는 4트로닉이라는 네바퀴굴림 방식도 있어 눈길과 코너링에 강한 차종도 있다.
○3세대 체어맨 'H' 와 'W' 장단점은?
먼저 체어맨 H와 W 모두 뒷바퀴 굴림의 특성이 있다. 주행할 때 뒤에서 슬쩍 미는 것 같은 승차감에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표시한다. 또한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의 특성을 보인다. 반면 W는 괜찮지만 H는 아무래도 W에 최고급 자리를 내주다보니 실내 고급감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대형세단 타는 사람에게는 차에서 묻어나는 중량감, 그리고 실내에서 느끼는 고급감이 주행보다 먼저일 수 있겠다. 체어맨 H의 경우 2011년형으로 오면서 앞뒤 램프가 살짝 변경됐는데, 특히 뒷 모습에 대해선 호평과 혹평이 혼재하면서 중량감이 아쉽다는 평가도 분명 있다.
(www.SBSCN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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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bscnbc.sbs.co.kr/read.jsp?pmArticleId=10000161523>